나의이야기

서울촌사람, 나주혁신도시 이주기

꼬마다람지 2019. 11. 28. 04:27

서울 떠나면 죽는 줄 알았는데, 황당하고 급박하게 떠나게 되었습니다.

영영 떠나는것은 아니고 일터를 옮긴것입니다.

 

어느 맑은 날, 광주송정역

 

공공기관에 취직해서 업무종사 중입니다. 허둥지둥 대던것을 적어봅니다.

 

1. 최종합격

 

합격발표 보는 즉시, 방을 구해야 합니다. 2014, 2015년 기관이전을 했기에 2019년말인 지금은 기관마다 직원용 주택공급을 축소하고 있습니다. (예산 ~). 지역 자체의 신규 주택 공급도 보합세입니다. 2억대 이상 아파트만 지속적인 신규 공급중이고요. 제가 근무하고 있는곳도 마찬가지입니다.

공통적인 부분이, 혁신도시 기관들이 전반적으로 채용을 평이 혹은 그 이상으로 하고있습니다.

합격을 하시면 주거지를 어서 알아보셔야 합니다. 인사담당자에게 신입사원 주택지원이 있는지 꼭 물어보시고요. 제가 취직한곳은 그런거 없다가 답변이였습니다.

 

2. 주택상황

아파트 vs 오피스텔 vs 빌라(원룸), 크게 이 3가지를 고르시면 됩니다. 아니 뭐 카라반이나 글램핑-_-을 하실 수도 있지만 우선 나주혁신도시로 불리는 빛가람동에서는 세가지를 골라야 합니다.

 

아파트는 다양한 평수가 있습니다. 1억대부터 쭉쭉... 중단기적으로 보면 투자가치가 있지만, 포스트 베이비붐 세대를 바라보면 투자가치는 없고 보합수준을 유지할것으로 보입니다.

 

오피스텔은 만성부족 상황입니다. 토담/중흥1,2/포레루체 등이 있습니다. 추가 건설 중이지만 중흥처럼 대단지가 아니라 부족사태 해결을 기대하긴 힘듭니다.

토담은 풀옵에 번잡하지 않지만 복도가 좁고 빛가람이라는 조용한 도시 치고 생활소음이 비교적 있는 편이라고 합니다.

중흥1차는 빛가람의 중심 번화가에 있습니다. A동의 경우 문열면 스타벅스가 있고요. 2차는 1차 바로 옆이고요.

포레루체의 수준은 토담과 중흥의 사이 어딘가에 있습니다. (위치 말고요!) 약간 서쪽에 떨어져 있지만, 그쪽도 100~400명 수준의 공공기관이 서너개 있기 때문에 부족하긴 마찬가지입니다. (거의 사택수준...)

2019년 하반기 기준 평균 보증금 300에 월 35 정도에 관리비 토탈 7~10 정도 보면 45, 냠냠등등 해서 50이 기본지출된다 보시면 됩니다.

2016 기준으로 월200에 25였다고...

 

자가차량이 있으면서 아 나는 회사랑 집이 너무 가까운게 싫다 하시면 나주시내 (송월동 택지지구) 나, 조금 더 떨어진 이천동쪽의 택지지구를 이용하시면 됩니다. 차량으로 10~ 15분 거리이며 보증금200 월 25 수준입니다. 현재 건축중/완료인 택지개발지구라서 다 새거라고 보시면 되고, 나주역/터미널등이 가깝습니다. 부동산이 요즘 이동네를 밀고있어요...;; 부동산들이 오피스텔 부족을 호소할 지경입니다. 편법을 동원해서 원룸형태 거주시설을 짓는다고 하는데 1200세대급의 중흥 오피스텔 같은게 서너개 생기지 않고서야 부족사태 해결은 힘들어보입니다. 광주가 20분 내외로 진입할 수 있어서 교육/부동산까지 감안하면 광주가 현실적입니다. 저는 서울이 싫어 내려온것이라 화순쪽이 마음에 들더라고요. 저만그런게 아니라 땅값이 치솟고 있다는게 함정...

 

아파트는 한전과 가까운 중흥을 비롯, 우미린을 비롯한 다양한 아파트가 있습니다만 gs현대삼성 등의 메이저급은 아직 없습니다.

무주택자인 경우에는 LH아파트 청약을 넣을 수 있지만 1년에 2회정도 받는데다 경쟁률이 쎄서 결코 만만하지 않습니다. 저는 서울에 아파트가 있어서 청약은 꿈도 못꿉니다. (젠장;;)

 

원룸은 있지만 관리비 등을 합쳐보면 오피스텔보다 높거나 유사한 수준이고 막상 가서 보면 .. 좀 ... 그래서... 인기있지는 않습니다. 오피스텔은 지하주차장과 상가라는 장점이 있지만, 원룸/단독주책 단지는 상대적으로 부대시설이 좋지 못합니다. 빛가람동 동쪽/서쪽으로 1곳씩 주택지역이 있습니다. 주택 신축을 알아봤더니 땅값이 너무 올랐고, 건축규제도 있어서 마음에 드는 이쁜 집을 지으려니 2억을 가볍게 찍더라고요.

 

노브랜드, 작고 귀여운 cgv, 스타벅스, 복수의 메가커피, 베스킨라빈스, 롯데리아, 던킨도너츠 등을 비롯해서 크고 작은 프렌차이즈와 단독 카페/음식점들이 많으나, 한전쪽을 제외하면 점포 공실이 높은 편입니다. 계산기를 두드려 보면 공실율을 낮추기 위해서는 우선 주택공급이 두배는 더 되어야 상권이 확장됩니다. 한동안은 한전/교직원공제회쪽만 유지될것으로 보이고요.

 

공원 자체는 강추합니다. 자전거 타기도 좋고, 액티비티도 하나 있습니다.

 

치명적인 단점은 남/동쪽의 축사 및 농가에서 종종 스멜이 올라옵니다. 4계절 내내요. 코에 똥뭍은것같은 고통이 몰려옵니다. 여름엔 정말 심각했다고 하는데 저는 가을에 왔지만 퇴근길에 50% 확률로 당첨입니다. 그래서 500미터 남짓을 차로 움직이기도 합니다. 괜히 똥가람동 소리가 나오는게 아닙니다. 집에서 문닫고 있으면 괜찮습니다. 저는 공기청정기 하나 질러놨습니다. 마음의 평안을 위해...

 

3. 교통상황

자차로 서울에서 나주혁신도시까지 9시까지 출근 위해서는 서울 서대문구에서 5:30에는 출발해야합니다. 저는 운전이 능숙한 편이라 3시간 15분까지는 끊지만, 살짝 지정속도 넘긴채로 (110도로에서 120, 125 카메라 찍힐랑 말랑) 무정체로 3시간대 중반은 바라봐야 합니다. (서대문 - 내부순환 - 강변북로 - 한남대교 - 경부 - 천안논산 - 광주테두리유료 - 나주)

반대방향 나주혁신도시에서 서울의 퇴근길은 좀 힘듭니다. 나주에서 광주까지 출퇴근 도로에도 러시아워가 있어서 약간의 지정체가 있고 6시 퇴근 기준으로 천안논산도 80 ~90 정도 유지, 이후에 쭉 가다가 안성 인근부터 궁내동 톨게이트까지 80유지 (이때쯤이면 8시 쯤), 양재ic에서 40유지, 한남대교북단 끼어들기 테러, 남산2터널 및 광화문 도심 폭발, 혹은 강변북로 - 내부순환 끼어들기들 제끼고 나면 내부순환 홍제램프 대폭발 4시간 코스입니다. 휴게소요? 기져귀 차세요.

 

반면 ktx는 광주송정과 나주역 모두 정차합니다. 소요시간은 서울역/용산역에서 2시간 정도 걸리고 요금은 47000원 가량입니다. 파업 뭐 이런거 하면 대란입니다. 서울역보다 용산역 까지 도착/출발하는 열차편이 조금 더 많습니다. 특히 광주송정역을 주로 이용하게 되는데, 좌석02, 1160 버스가 나주혁신도시를 빠르게 가는 버스입니다. 지정체 없이(거의 없어요) 15~20분에 중흥/한전에 도착하며 배차간격은 좌석02 출퇴근 약 5~10분간격, 1160버스는 거의 40분에 한대 온다고 보면 됩니다. 서울과 다르게 상하차 카드 태그가 따로 있으니 유의하시고요. 정차까지 움직이지 말라는데 절대 그러면 큰ㅇ... 나주버스터미널 - 서울은 4시간에 가격은 2만원대입니다. 배차는 처참하고요.

 

시내버스가 정류장에 정확하게 정차하는 확률은 서울 >>> 나주 >>>>>>>>>>>>경기 버스입니다. 적당히 손 흔들어야해요 ㅠㅠ

 

gs칼텍스 기준 홍제동 홍제주유소 1576원일때 나주 남현주유소가 1482였습니다. 60리터 기준으로 약 4800원 차이이긴 하지만 스마트주유소 천원에 카드할인 리터당 150 계산하면 총 13000원 정도 할인을 노릴 수 있습니다. 그러니 나주에서 만땅을 늘...

qm6 가솔린 기준 연비 12키로이고요. 편도 330 km 입니다. 금요일 나주 만땅넣고 서울도착해서 주말에 도심 돌아다니다가 나주 진입 하면 불이 켜질랑 말랑 합니다. 냉큼 만땅 9만원!

 

호수공원역에서 광주송정역 약 30분 (버스기둘시간 포함) 열차 기둘 시간 약 30분, ktx 2시간, 서울역에서 목적지까지 30분 하면 안막힌 고속도로 자차이동과 평범한 ktx서울이동이 비슷합니다. 단, 장거리 운전에 최적화된 분이어야 한다는 점.

 

기관별로 여행사와 계약해서 광주송정까지 전세버스 + ktx 예매를 저가에 대행해주기도 합니다. 주말 상경 생활을 하시는 분에겐 이게 좀 커요.

 

신도시 답게 이면주차는 만성이고, 우회전 직전 정지선 횡단보도같은건 그냥 때려 밟습니다. 어린이보호구역이 충분하게 설치되어있지 않아서 위험하기도 하고, 속도제한 50 걸어봤자 지키는차 없고요. 신호없는 횡단보도 뛰뛰빵빵. 심야에 스벅앞 배기튠차는 유명합니다.

 

4. 급여

공기업 공공기관이 모여있다 보니 아무래도 각 기관 별 차이가 확 옵니다. 한전은 거의 아파트에 거주중이시고 일부 오피스텔도 있으시고요. 차량이 대체로 중형/대형 이상급입니다. 한전쪽 지출이 크다보니 그쪽이 자연스레 번화가이기도 하고요. 반면 서쪽 기관의 젊은층은 좀 급여가 낮아요. 무경력 신입의 경우 일반행정 지방직 9급공무원보다 약간 높은 수준으로 보시면 됩니다. 끼리끼리는 주택지원/교통/식사/복지카드 등의 혜택으로 갈리는 경우가 많아요.

한전/농어촌/교직원 그룹과 그 외 정도로 나뉩니다. 현실이 그래요. 메이저 그룹이 어느정도 먹여살리는 도시...

 

5. 쇼핑/문화/음식

중심지에 스벅이 있죠. 스벅 뒤로 종로서적이 있습니다. 절반은 악세사리잡화문구 쪽이고 절반이 도서인데 신간은 잘 들어옵니다. 평온한 편이고, 종로서적 뒷골목에 주말마다 꼬마 직거래장터가 뜹니다. 뱅쇼 팔길래 사려고 했더니 품절 ㅠㅠ

영화관은 cgv있고요. 항상 한적합니다. 많은 쇼핑/문화공간이 취소되거나 지연되었습니다. 언젠가 들어오겠죠.

cgv쪽 1층에 반품샵이 있습니다. it소모품이 오피스디포보다 많... (아저씨 혹시...)

 

빛가람행정복지센터가 떡하니 자리하고 있고 무인 키오스크도 있습니다. 바로옆엔 도서관도 있고요. 도서관 좋아요. 근데 좀 작음.

 

나주하면 곰탕인데, 구시가지 하얀집이 제일 인기 있고 주변으로 두군데 더 유명한곳이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보면 고깃덩이 좀 더 나오는 하얀집이 평타이고, 주변 두군데는 국물이 포인트냐 고기가 포인트나 정도로 나뉩니다. (그 비싼) 수육과의 콤비네이션은 하얀집이 좋습니다.

배는 요즘 지원도 별로고 땅값이 올라 의욕저하로 사양산업이 되었지만 그래도 구하긴 쉽습니다. 제가 끝물에 와서 먹어봤는데 ... 흐아 츄릅.

재래시장은 나주역 주변에 있고, 황당하게 고즈넉 + 아기자기 한 곳은 광주송정역 길건너 송정시장입니다. 국 시리즈와 계란밥 뭐 이런거 맛있습니다. 시간에 맞춰 나오는 빵은 유명하고요 더 연구 한 뒤에 나중에 따로 포스팅 할겁니다.

 

안오는 버스를 한참 기다리다보면 흔하게 만날 수 있는 동네친구.

 

6. 총평

숨만 쉬면서 나오는 기본 관리비 45정도가 1년이면 500인데 이게 큽니다. 주담대 기준 월45면 1.5억 좀 안되게 땡긴건데요. 1.5억주고 아파트를 사...자니... 거기에 관리비 추가 가구 추가 티비추가 하고나면 ... 월 200받는다 치면 기본 생활비로 100이 가볍게 털리는거에요. 차량 구입하고 결혼비용 여행자금 적금 등등 어 뭐죠 코에서 나오는 빨간물이...

냄새문제는 중장기적으로 해결 될 문제이나, SRF로 불리우는 쓰레기 발전소가 가동 예정입니다 ㅋㅋㅋㅋ

 

한전공대도 아마 엎어질 수 있어요. 과연 여기에 대학이 생긴다 한들 상권이 확장되느냐? 너무 외떨어진 동쪽이라서 그것도 아니요, 신입생들이 빵빵하게 유치 되느냐? 광주로 가지 누가 여길... 그것도 아니요, 한전공대 출신들 한전에 특채 보장 되느냐 그것도 아니요 (항공대처럼 되겠죠;;상권도 전문성도 그닥인...)

 

차라리 열병합 발전소 이미 걷어낼 수 없다면, 전기전자 특화도시 (판교/상암 같은) 로 빨리 돌려야 한다고 생각됩니다. IT로 묶지말고 다른곳 첨단 달릴때 기초공학 연구소나 기업으로 가득차게 지원해야합니다. 그나마도 이걸 대전이 지금 쭉쭉 가져가고 있지만... 관련 공기업 많겠다 부지 넓겠다, 발전소 가깝겠다, 계획도시라서 교통인프라 무인으로도 돌릴수 있고 냄새야 공돌이들 셀프로 뿜뿜할테고 사무실 문닫으면 안난다 치고...

 

나주시와 전라남도가... 혁신도시 하기싫은걸 하나 싶을때가 많아요. 점포 공실을 왜 중년의 동네 아재들이 모여서 협의를 해요 그런다고 해결될것도 아닌데...

 

이대로라면 술집/음식점으로 버티다가 베이비붐 세대가 빠져나가고 저출산 세대가 사회에 첫 발을 디딜때쯤 여긴 이미 죽어있다고 생각됩니다. 저같은 세대가 '라떼는 말이야~' 나 하고 있겠죠.

 

뭐 그래도 어쩌겠어요 저는 여기에 뼈를 묻을거라... 조용히 다녀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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